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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페어플레이를 합시다 (2002.7.9)











[페어플레이를 합시다]최홍림/의사가 다른 병원 험담해서야 흔히 서울 압구정동을 성형 타운 또는 성형특구라고 부른다. 전국 500여개 성형외과 중 40% 이상이 이곳에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강산도 식후경라고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아름다움을 추구할 마음이 생기므로 이곳에 성형외과가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의 모든 성형외과들이 몰려드는 환자들 앞에서 배부른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성형외과처럼 입소문을 타는 의료기관도 드물다. 따라서 모든 성형외과의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총동원해 자신의 병원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정보의 바다 인터넷 이용에 능숙한 요즘 환자들은 성형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고 결과에 대한 기대치 또한 과거보다 훨씬 높다.

그냥 지나가다가 병원에 들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사전에 인터넷으로 병원과 전문의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은 후에야 상담을 결정한다. 이런 현실이다 보니 인터넷 때문에 울고 웃는 병원들이 생겨나게 된다. 특히 터무니없는 비방성 글이나 감정에 치우쳐 원장을 아주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고 가는 글이라도 게시판에 올라오면 피해는 심각해진다.

네티즌의 책임 없는 글 하나가 한 병원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일부 병원에서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의 성격을 자기 병원 홍보와 경쟁 병원의 비방에 악용한다는 점이다. 성형수술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압구정 A병원은 바가지를 씌운다더라” “친구가 B성형외과에서 수술을 했는데 부작용이 심해 자살하려 했다”는 둥의 비방성 글을 올리거나, “C병원은 50% 할인을 해준다. 친구하고 함께 가면 더 깎아 준다더라” 같은 홍보성 글을 띄워 낯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얼굴을 가리고 비방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대놓고 다른 병원을 험담하는 의사들도 있다.

성형은 시일을 다투는 수술이 아니므로 쇼핑하듯 대여섯 군데의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오는 환자들에게서 가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전해들을 때가 있다. 어떤병원에서 “D병원 의사는 아직 젊어서 뭐 할 줄 아는 게 없다” “다른 병원에서 하는 방법은 다 옛날 구닥다리 방식이다”고 했다며 맞는 말이냐고 환자들이 되묻는 것이다. 이 병원에 가면 저 병원을 욕하고, 저 병원에 가면 또 다른 병원을 욕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혼란스러워한다.

필자가 알기로는 그 대부분이 정확한 정보가 아닌 근거 없는 비방이다. 이런 행위는 단기적으론 자기 병원 홍보에 이로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땐 성형외과 전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므로 결국 자기에게도 손해가 아닐 수 없다. 드러내놓고 광고를 할 때도 환자뿐만 아니라 동료 의사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만 한다. “내가 개발한 방법이다” “나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은 삼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항상 경쟁은 존재하고 또 그것이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성형외과의들은 정확한 정보를 환자와 공유하는 것이 자신의 즉각적인 이익보다 중요하다는 원칙을 가져야 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최홍림 성형외과 원장


동아일보 200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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